그로우 리더, 백인환

단 한 번도 버리지 말아야 할 곳에 쓰레기를 버린 적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. 단순히 도덕적인 문제와는 별개로 늘 자연과 가까웠던 주변 환경이 요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. 음식부터 패션과 제품디자인까지 다양한 분야를 거쳐 오랜 방황 끝에 지금의 식물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. 제품디자인을 좋아해 제작판매를 했지만, 판매가 잘될수록 예쁜 쓰레기를 더 만들어 낸다는 생각 때문에 마냥 좋지만은 않았습니다. 소신껏 지켜오던 신념을 일에는 적용하기 힘들다는 걸 깨닫고 회의감마저 들었습니다. 그로우를 시작하게 된 이유입니다.

사람도 자연이다

그로우의 슬로건은 ‘사람도 자연이다’입니다. 누구나 나이가 들면 자연이 아름다워 보이기 시작하죠. 왜 그런지 알 수는 없지만, 우리 할아버지 집에 있는 화초들이나, 우리 엄마 카톡 프로필 사진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. 인간의 욕구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. 젊은 나이에는 식물보다 더 자극적인 요소들이 많아 그들이 식물에게 덜 끌린다고 생각합니다. 그들이라고 해서 자연을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. 단지 미치도록 좋지 않을 뿐이죠. 하지만 요즘 플랜테리어가 주목을 받으면서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관심을 받기 시작한 건 좋은 징조라고 생각합니다. 좋은 건 빨리 알수록 좋습니다. 식물을 가까이 접하다 보면, 길에 있는 가로수도 유심히 보게 되기 마련입니다. 마치 강아지 키우는 사람들에겐 남의 개도 예뻐 보이는 것처럼요. 플랜테리어가 하고 싶어서 산 식물이지만 결국은 자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곧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고 말겁니다. 자연의 아름다움을 알게 된 사람은 그런 자연을 소중히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.

문화는 기업이 만든다

자연보호나 친환경을 앞세우고 싶지 않습니다. 요즘 브랜드들에서 이런 부분을 앞세워 마케팅으로 이용하는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. 안타까운 건 그런 부분들이 진정한 친환경이 아닌 소비자에게 보여주기식으로 되었을 때, 오히려 환경에 해를 끼치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입니다. 종이컵 대신 텀블러 사용을 권하는 문화가 생겼지만, 텀블러 한 개가 만들어 내는 환경오염으로 종이컵이 만들어 내는 오염을 상쇄시키기 위해선, 텀블러 하나를 수십 년 가까이 써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. 하지만 이런 부분들이 잘못된 보여주기식으로 포장되어, 텀블러를 몇 개씩 구매하는 고객이 적지 않습니다. 고객은 기업이 제공 하는 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. 고객이 무지해서 텀블러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, 그런 문화를 잘못 선도하는 기업에게 책임이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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